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강원도와 제주도에 이어 전라남도와도 상생협약을 맺었다.

남 지사와 이낙연 전라남도지사,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명현관 전라남도의회 의장은 9일 오전 11시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립과 친환경 농산물 공급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기도-전라남도 상생협력’ 협약을 맺고 양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4월 최문순 강원도지사, 8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상생협약을 맺으며 광역연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협약은 경기도가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맺은 세 번째 협약으로 남 지사의 광역연정이 전국으로 한발 더 확산되는 계기라고 도는 설명했다.

이번 상생협약은 ▲지역상생 나눔 태양광 발전소 건립, ▲따복기숙사에 전남 원전 인근지역 대학생 입주 공동협력,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한 해외통상사무소 등 공동활용, ▲신재생에너지사업 활성화 공동지원 플랫폼 구축, ▲양 도 바이오중소기업 우수제품 개발지원 공동협력, ▲청소년 교류(안전·힐링) 활성화 공동협력, ▲경기도 학교급식에 전라남도 친환경농산물 공급확대, ▲글로벌 경쟁력 화훼품종 개발·해외마케팅 공동협력, ▲도자문화‧산업 활성화 공동협력 등 모두 9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사업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지역상생 나눔 태양광 발전소 건립 추진’은 경기도에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수익금 일부를 양 도 발전소지역 거주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는 2018년까지 1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5MW급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한 후 연간 5억 원 정도로 예상되는 수익금을 전라남도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전라남도는 경기도에 기술자문을 실시하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에너지소비량이 많은 지역”이라며 “이번 사업은 에너지소비량이 높은 경기도가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통해 에너지자립도를 높이고, 그 수익금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을 지원하는 나눔과 상생협력 사업.”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둘 째, 태양광발전소 건립과 함께 도는 수원시 권선구에 건립중인 따복기숙사에 경기도내 12개 대학 등에 재학 중인 전남 유학생을 입주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따복기숙사는 도가 옛 서울대 농생대 기숙사인 상록사를 대학생을 위한 기숙사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내년 3월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셋 째, 중소기업 수출지원을 위해서는 양 도가 보유한 해외통상사무소를 공동 활용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현재 인도, 러시아, 미국 등 6개국에 8개, 전남은 중국과 일본 등 4개국에 4개소의 통상사무소를 갖추고 있다. 양 도는 해외 마케팅대행, 통상촉진단 파견, 중소기업 제품 전시회 홍보 등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 도 바이오연구기관의 연구장비 공동활용, 공동연구 추진 등에 합의했다. 경기도에는 22개 기관에 1,330개 연구장비가, 전남에는 53개 기관에 4,000개의 연구 및 생산 장비가 있는데 이를 공동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 전남생물산업자원진흥원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한 후 이를 양 지역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해외진출을 돕는 방안도 추진된다.

농업분야에서는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에 전라남도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015년 말 현재 경기도는 전남으로부터 22개 품목 40억 원 규모의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도는 양파, 고구마, 감자 등 경기도내 생산비중이 낮은 농산물에 대해 경기-전남 간 사전 계약재배를 확대하기로 하고 공급량과 시기, 가격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전남 신재생에너지기업과 판교 ICT 기업을 연계해 기술애로를 해결하는 플랫폼 구축, ▲양 도 농업기술원과 화훼전문수출기관 간 협의체 구성과 화훼품종 공동개발·마케팅 추진, ▲청소년 안전과 인권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세미나 등 공동 개최, ▲경기 이천, 광주, 여주 지역과 전남 강진 간 도자산업 육성을 위한 상호 교류, 전시판매 추진 등도 협력하기로 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경기도의 전력 자급률이 30%가 채 안 되는데 전력 사용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기가 어디서 오나 봤더니 전라도에 원자력발전소가 많았다.”면서 “오늘 협약은 이런 전남 주민께 감사하는 의미에서 시작이 됐다. 이순신 장군께서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호남이 없으면 경기도도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남 지사는 또 “경기도와 전라남도를 이어주는 위대한 인물로 정약용 선생이 있다. 다산의 실학정신은 경기도에서 태어나 전라도에서 집대성됐다. 정약용 선생의 실학정신을 받아 전라도와 경기도가 상생하면 많은 미래 가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이런 상생이 바로 우리 국민이 정치와 행정에 바라는 것이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도 이런 게 다 투영됐다. 태양광 발전소와 따복기숙사 등 오늘 협약으로 양 지역이 한 단계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지사는 “전남과 경기도가 오늘 합의한 9개 협력과제를 확실히 이행하면서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해 가길 바란다.”면서 “전남과 경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계층 간, 지역 간 격차를 줄이며 골고루 잘 살도록, 남북한이 공동 번영하는 통일국가로 발전하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오늘 판교에 와보니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대한민국의 반세기를 먹여 살린 산업들이 사양화돼 새로운 출구가 절박하다고 생각했는데 판교에 와보니 한국 경제의 출구가 여기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남경필 지사가 연정으로 우리 정치의 모델을 만들었는데 경제에서도 한국 경제의 모델을 만들어 준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최근 경기도 연정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해온다. 오늘 전남과 상생협약을 하게 돼 자부심이 더 높아지게 됐다.”면서 “오늘은 9개의 포괄적 상생협약을 맺었지만 구체적 사안에 대해 전남도의회와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겠다.”라고 말했다.

명현관 전라남도의회 의장은 “경기도 인구 중에 30%가 호남출신이라고 한다. 경기도와 전남은 형제와 다름없다.”면서 “협약식장 입구에 ‘아따 징하게 반갑소’라는 현수막이 있던데 즐거웠다. 협약사항이 더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 앞서 양 자치단체장은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에 입주한 창업기업육성 기관인 본투글로벌(Born2Global)을 찾아 스타트업기업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협약식 후 남 지사와 이 지사는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유가족과 오찬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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