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분의 1확률의 인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국내 백혈병 환자의 조혈모세포(일명 골수)가 일치할 확률은 형제자매라 할지라도 25% 내외이며, 부모는 5%, 타인은 2만분의 1의 확률이어서 가족이 아니고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더구나 조혈모세포가 일치한다고 해도 아무나 기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의 질병을 앓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3야전군사령부 화생방중대에서 복무중인 김건국, 민진홍 병장이 각각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며 ‘2만분의 1’ 확률의 인연을 이었다.

미담의 주인공들은 2012년 8월에 입대해 화생방중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중인 김건국 (22세) 병장과 같은 해 9월에 입대해 제독병으로 복무중인 민진홍(21세) 병장이다.

두 장병은 지난해 6월 3야전군사령부에서 추진한 조혈모세포 기증 운동을 통해 백혈병 등 혈액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혈모세포 이식이 간절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당시 김 병장은 ‘자신이 하루만 고통을 참으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민 병장은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면 소중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정했다.

이들은 자신들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인원들을 기다리던 중 지난해 11월에는 김 병장, 올해 1월에는 민 병장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 추가 확인검사를 마친 김 병장은 올해 2월 11일 대구 파티마 병원에서, 민 병장은 3월 27일 서울 이대 목동병원에서 조혈모세포를 성공적으로 기증하게 되었다.

평소 두 병사는 제독차 운전병과 제독병의 임무를 모범적으로 수행하던 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함께 선행을 베풀어 부대원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민 병장은 “1년 9개월의 군복무 기간 동안 조혈모세포를 기증한 것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전역 후에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힘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건국 병장은 “전역 후에 한국 체육진흥회에 취직하여 국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3야전군사령부는 지난해 장병들을 대상으로 골수기증 운동을 실시해 총 98명의 장병들이 채혈에 동참했고,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를 만난 김건국·민진홍 병장만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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