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DNA 바코드 이용 왕소똥구리‧큰자색호랑꽃무지 재분류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곤충자원 DNA 바코드 분석 연구를 통해 멸종 위기 위급종인 ‘왕소똥구리’와 취약종인 ‘큰자색호랑꽃무지’의 새로운 분류학적 사실을 밝히고 학명 오류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우선, 영월곤충박물관(관장 이대암), 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물팀(안승락 박사)과 함께 ‘왕소똥구리’의 표본을 수집해 DNA 바코드로 분석한 결과, 염기서열에서 4.5%∼7.2% 차이가 나는 또 다른 종이 국내에 분포했음을 확인했다.

새로 발견된 ‘왕소똥구리’는 ‘Scarabaeus pius’란 학명을 가진 종으로, 생김새가 기존의 왕소똥구리와 매우 비슷해 그동안 찾아내지 못했다.

기존 ‘왕소똥구리’는 ‘Scarabaeus typhon’이란 학명을 가지며,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신두리해안사구(충남 태안군 소재)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관찰되지 않았던 종이다.

또한, ‘큰자색호랑꽃무지’는 국립생물자원관(김기경박사)과 공동으로 표본을 수집해 DNA바코드로 분석한 결과, 일본 종과는 염기서열에서 16% 이상 큰 차이를 보이는 완전히 다른 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극동아시아와 유럽의 근연 종까지 수집해 비교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집단은 2002년 신종으로 발표된 극동러시아의 분포종인 ‘Osmoderma caeleste’와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큰자색호랑꽃무지’는 ‘Osmoderma opicum’이란 학명을 가진 일본 종과 닮았다 해서 70년대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서 같은 학명을 적용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새로 밝혀진 ‘왕소똥구리’에 대해 ‘작은눈왕소똥구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또한, 큰자색호랑꽃무지에 대해서는 학명을 ‘Osmoderma opicum’에서 ‘Osmoderma caeleste’으로 수정해 관련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2013년 곤충의 알, 애벌레, 번데기, 어른벌레 어느 단계든 DNA로 곤충의 이름을 알아낼 수 있도록 국내 곤충 1,700종의 DNA 바코드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바 있다.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박해철 연구사는 “곤충은 종 다양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분류학적 연구가 오래 걸려 잘못된 학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라며, “분류학상 잘못 알려져 있거나 오류 가능성이 있는 곤충에 대한 정확한 종 진단 연구가 시급하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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