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 특별전, ‘두 얼굴의 평화, DMZ’ 10월 15일까지 전시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조사’ 결과와 6․25전쟁 전사자 유품 등 600여점 전시
전시기간 중 전문가 학술포럼 1회, 전시연계 특강 4회 진행

[경기eTV뉴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관장 김기섭)은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두 얼굴의 평화, DMZ》 특별전을 26일 개막한다.

1953년 7월 27일 경기도 북부의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된 것을 기념해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의 참상과 정전협정, 그리고 정전협정의 결과로 만들어진 비무장지대(DMZ)에 대해 조명해보는 특별기획전이다.

전시는 지난 2020~2021년 문화재청․경기도․강원도가 합동으로 진행한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조사’ 성과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발굴·수습한 영웅들의 유품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제1부 ‘끝나지 않은 전쟁’, 제2부 ‘두 얼굴의 DMZ’, 제3부 ‘내일을 위한 기억’, 제4부 ‘DMZ 실태조사 성과 순회사진전’ 등 네 부분으로 나눠 연출했다.

제1부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는 6․25전쟁과 정전협정을 다룬다. 6․25전쟁에서 사용한 대표적인 무기인 M1 소총과 이른바 ‘따발총’이라고 불리우는 소련제 슈파긴 기관 단총 등을 전시한다. 전쟁 때 뿌려진 아군과 적군의 삐라, 유엔군이 돌아갈 때 기념으로 가져간 아리랑스카프 등도 전시한다.

또한,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정전협정 본문(복제본)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원래 정전협정서에는 유엔군 대표와 북한군·중공군 대표들이 서명했으므로 정전협정서 원본은 미국과 중국 북한에 있고 한국에는 원본이 없다.

제2부 ‘두 얼굴의 DMZ’에서는 비무장지대의 안보․역사유적 및 생태환경을 다룬다.

1953년 7월 유엔군과 공산군이 정전협정문 제1조를 통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쪽과 북쪽으로 각각 2km씩 후퇴한 지점까지 설정된 비무장지대(DMZ)는 지금껏 남과 북의 군인들이 대치하는 ‘중무장지대’이자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생태계가 회복돼가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2020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2년 여 동안 문화재청과 경기도, 강원도의 산하 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원, 경기문화재연구원, 강원문화재연구소의 고고․역사․문화․생태 등 각 분야 전문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정전 이후 최초로 진행한 ‘한반도 비무장지대 실태조사’ 결과의 내용을 선보인다. 또한, ‘철의 삼각지대’라 불리우는 철원의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전투의 전사자 6분의 유품이 전시된다. 백마고지에서 전사한 고 편귀만 하사의 유품인 만년필과 ‘전사자신원확인통지서’, ‘호국영웅패’와 유해를 감쌌던 태극기가 든 상자 등도 전시한다.

제3부 ‘내일을 위한 기억’에서는 6․25전쟁에 전투부대와 의료지원을 해준 국제연합군의 22개 국가의 희생을 기억하는 국내의 기념비를 소개한다. 또한 70년 전의 정전협정 지도를 통해 그 안에 있었던 사라진 마을과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도 전시한다. 비무장지대가 탄생하면서 사라진 마을은 총 2개 도, 9개 군, 35개 면, 116개 행정리와 401개의 부속마을이다. 여기에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된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전쟁·분단·이산의 아픔을 노래한 대중가요, 전쟁을 다룬 영화, 판문점과 비무장지대를 기록한 사진집, 다시 가 보고 싶은 ‘그리운 금강산’ 관련 유물과 자료, 비무장지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실태조사 자료 등도 전시한다.

제4부는 ‘DMZ 실태조사 성과 순회사진전’이다. DMZ 실태조사 때 촬영한 가장 최근의 사진들을 경기도박물관 갤러리에서 따로 전시한다. 실태조사 사진 외에도 2009년 국방부 의뢰로 최초로 휴전 이후 비무장지대 기록 사진을 촬영한 박종우 작가의 다큐멘터리 사진도 있다. 비무장지대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금단의 땅’이다. 이 사진들을 통해 70년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 안의 감시초소와 전방을 수색하는 병사들의 모습, 그곳에 서식하는 식물과 조류, 포유류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정전협정 70주년 학술포럼과 전시연계 전문가 특강 등 다양한 행사도 개최한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는 통일부가 제작한 ‘DMZ 메타버스, 사라진 마을’이 상설돼 있다. 6.25전쟁 이전 DMZ에 있었던 400여개의 마을 중에서 연천 고랑포리·항동리, 철원 외촌리·유정리, 양구 문등리, 고성 대강리·사비리 등 큰 규모의 마을을 메타버스로 구현한 프로그램이다. 문헌과 생존 주민들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1940년대 배경의 사라진 마을을 게임과 미션을 통해 당시 주민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다.

비무장지대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 아래에는 남과 북의 군사적 갈등과 전쟁의 잔해, 그리고 선사시대부터 있었던 선인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비무장지대 땅 밑에 지뢰와 폭탄이 숨어있고 전사자의 유해와 유품, 문화유적과 사라진 마을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이들을 무심히 덮고 회복해가는 자연생태계의 모습을 통해 DMZ의 내일, 한반도의 평화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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