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eTV뉴스]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 ‘DIY 목공 전문가’ 과정을 통해 공방을 창업하여 맞춤주문제작 가구디자인과 온라인 판로개척으로 성장 중에 있는 ‘우드마마’ 이지연 대표, 공방창업 시기와 겹쳐버린 코로나19,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는 주부 이지연 말고 진짜 이지연을 보다.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가 된 이지연 씨. 어느덧 경력단절 10년차에 접어들었고 아이들은 엄마와 있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그렇게 한 숨 돌릴 틈이 생기니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평소 공구 다루기나 손으로 만드는 것에 곧잘 빠져들곤 했던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우연히 남편의 손에 들려온 서대문인력개발센터의 <DIY 목공 디자인> 교육과정 홍보 전단지. “아 이거라면 재기할 수 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것은 아니고 취미 삼아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DIY 목공 디자인> 교육과정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목재 특성을 익히고 기초 공구 사용법부터 3D 라이노 프로그램 모델링, 원목 가구 및 소품 제작까지 목공 DIY를 전반적으로 배웠다. 제작한 제품을 프리마켓이나 박람회에서 직접 판매해보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실전 창업교육까지 포함된 커리큘럼은 취미로 도전할 수 없는 학습량이다. 실습교육이 있는 날은 서대문에서 일산 실습장까지 오가느라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야 했다. 이 시간은 ‘주부 이지연’에서 ‘우드마마 공방 대표 이지연’으로 거듭나게 해준 ‘약’ 같은 존재이다.

현재 창업 6개월 차, 오픈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졌다. 그러나 우드마마에게 코로나19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되었다. 온라인을 통한 맞춤가구제작 전문 공방으로 이름을 알리고 완벽한 비대면을 통해 고객의 니즈에 맞춘 가구를 만들며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방은 동네 아이들에게도 인기장소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를 가지 못하고, 돌봄의 공백이 생겼을 때 우드마마 공방은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장소였다. 1대1로 아이들에게 목공을 가르쳐주고 집에 필요한 가구도 뚝딱 만들어 오니 주변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

기억에 남는 주문을 꼽자면 관액자 주문이었다고 한다. 우드마마의 1등 공신이기도 한 관액자는 보통 드라이플라워, 부케 등을 넣어 보관하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데, 어느 날 어머니의 유언장과 손모양의 석고조형물을 넣어서 보관하고 싶다는 주문이 들어왔다. 누가 이 가구를 쓰는지, 여기에 무엇을 담는지에 따라 가구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지는 걸 경험하니 목수라는 직업에 보람도 느껴지고 가구 제작에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목공은 남자가 하는 무거운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가구가 있는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지연 대표는 오늘도 목재들을 다듬는다. 주부에서 따뜻한 목수로 인생 리스타트에 도움을 준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DIY 목공 디자인> 교육과정은 올해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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