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저렴

[경기eTV뉴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서 설을 앞두고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이 약 21만 9천 원, 대형마트는 약 30만 4천 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과 가을장마, 가을 태풍 등 유독 재난이 많았다. 이는 우리 농산물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지난 김장 물가에 이어 설 차례상 비용 역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체적인 설 차례상 비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 살펴보자면, 채소류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뒤늦게 찾아온 가을장마와 태풍, 그리고 초겨울 냉해로 인한 공급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과일류, 견과류, 수산물, 육란류는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는데, 그중 특히 과일류는 지난해 흉작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었으나, 올해는 출하량이 늘어 전년과 비교해 최대 약 47%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어, 올해 설 차례상 물가를 낮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가격을 토대로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219,700원, 대형마트의 경우 304,110원이 들것으로 조사돼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약 38% 높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와 비교해 접근성과 편의성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체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상품의 품질도 높아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품목을 구매하는 것이 주부들의 알뜰 상차림의 지름길이 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도 이번 설 민생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1월 3일부터 24일까지 농ㆍ축ㆍ수산물 공급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16개 농·축·수산물 핵심 성수품 공급을 최대 4.3배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2017년 12월 30일 통과된 유료도로법 개정안에 따라 설 연휴 기간인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되고, 설 연휴 기간에 KTX를 타고 지방에서 서울로 역(逆)귀성하는 사람에게는 운임의 최대 40%를 할인해 준다.

한국물가정보에서 발표한 주요 품목별 시황 및 가격은 아래와 같다.

▶과일류‧견과류 : 지난해 설 과일류는 이상 저온으로 인한 착과율 감소와 장기화된 폭염에 인한 햇볕 데임 현상으로 출하량이 대폭 감소한 가운데 뒤늦은 태풍으로 낙과율이 높아 가격이 높았으나, 올해는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고, 곶감은 올해 풍년으로 전년 대비 가격이 내렸다.

▶나물류‧채소류 : 나물류는 보합세지만, 채소류는 전년 대비 변동이 크다. 지난해 뒤늦게 찾아온 가을장마와 태풍에 이어 작물이 저장 창고에 들어갈 초겨울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가 작물에 냉해를 입혀 저장 물량이 적어지자 수요대비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였다.

▶수산물 : 부세조기의 경우 어획량이 늘어 전년보다 2,000원 하락한 8,000원(상품 기준, 25㎝, 3마리)에 거래되고 있으며, 다시마는 재작년 가격이 좋다 보니 지난해 생산량이 급증해 가격이 하락하였다.

▶육류 : 닭고기는 지난해 봄, 중국 등 주변국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창궐하고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소비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 입식(병아리를 사육 농가에 들이는 것)을 늘렸고, 재작년 겨울 조류인플루엔자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고 기상 여건까지 좋아 한 해 동안 계속해서 공급량이 높아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뿐만 아니라 쇠고기, 닭고기를 포함한 육류의 모든 물가에 영향을 미쳤으나, 빠른 대처로 인해 초기 예상보다 빨리 물가가 안정되었다. 하지만, 아직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완전 박멸된 것은 아니어서, 육류 물가 상승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과자류‧주류‧기타 : 쌀을 제외한 대다수 품목은 보합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쌀 생산량은 374만 4천 톤으로, 벼 재배면적 감소와 가을 태풍으로 인해 작황이 나빴던 탓에 198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재작년 유례없이 최대 40%까지 폭등했던 쌀값에 이어 근래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로 쌀 수요량이 급감해 오히려 쌀 가격은 전년 대비 하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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