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양읍 주민,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정 서포터즈 응웬티투홍씨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가 선정된지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대다수의 화성시민이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가운데, 화성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도 군공항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화성시 거주 외국인 4만명 시대! 일터를 찾아 화성시로 들어온 외국인부터 다문화 가정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화성시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 인터뷰는 화성시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에서 베트남 응웬티투홍(39)씨의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기사다.

- 우리말이 상당히 능숙하다. 화성시에 온지는 얼마나 됐으며, 한국어는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하다.

베트남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지인의 소개로 기업을 운영하던 한국인 남편을 만났다. 가족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고 한국으로 왔다.(웃음) 의정부에서 조금 살다가 남편이 화성시 향남에서 사업을 하면서 화성시에 정착했다. 한국어를 잘 할 수 있게 된 것은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화성시 다문화가족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많이 늘었다. 2012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박선미라는 한국 이름도 얻었다. 지금은 남양읍에 살고 있다.

- 화성시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는지?

의정부에 살다가 남양읍으로 왔을 때 깜짝 놀랐다. 화성시청과 2~3개 아파트 단지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교통도 너무 불편했고, 서툰 한국어도 문제였지만 장을 볼 곳도 마땅치 않았다. 허허벌판이라 남편에게 의정부로 다시 가자고 조르기도 했다.(웃음)

- 현재는 무슨일을 하고 있고, 지금은 화성시를 어떻게 생각는지?

화성시에서 거주한지 6년이 넘어가고 있다. 내가 화성시에 잘 정착한 것처럼 다른 외국인들을 돕고 싶어서 다문화가정 서포터즈 활동과 함께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초·중학교에서 다문화 이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동탄을 가봤는데, 동탄이 아이들 키우기가 좋은 것 같아 너무 부러웠다. 사실 지금도 조금 부럽긴하다.(웃음) 하지만 남양읍이 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갖게 됐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눈 깜빡하면 대로가 나고 공연장이 들어서고 점점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남편이 향남쪽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자주 가는데 향남도 많이 변했다. 화성시 전체가 빠르게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 화성시가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군공항 이전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 문제를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화성시청 옆 모두누림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서포터즈를 하면서 대형현수막과 집회하는 사람들을 봤고 군공항 문제를 알게 됐다.

- 베트남에 있을 때도 수원군공항 같은 이전 갈등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베트남은 공산국가다. 군공항 이전과 같은 문제로 시민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베트남 고향에서 쓰레기장 이전 문제로 옆 마을과 갈등이 있었다. 결국엔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이전이 무산됐다. 사촌동생이 수원군공항 근처에 살고 있어서 수원군공항 소음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가끔 놀러 가는데 정말 소음이 크다.

-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주변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또한 본인 생각도 얘기해 주면 좋겠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외국인복지센터처럼 외국인이 모이는 곳에서는 종종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정을 꾸리고 정착한 사람들은 소음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하고, 군공항이 오면 이사를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아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소음 문제를 걱정하고, 이대로 발전이 멈출까 걱정하기도 한다. 베트남도 그렇지만 군사시설 주변은 발전이 안된다.

-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나에게 화성시는 제2의 고향이다. 화성시가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이대로 화성시가 스스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아들 셋이 있는데 첫 아이가 5년 후에 대학을 간다. 그 때쯤에는 군공항이 아니라 아이가 집에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이 화성시 서부쪽에도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죽을 때까지 남양에 살았으면 좋겠다.(웃음)

한국 이름 박선미(베트남 이름 응웬티투홍)씨는 앞으로도 군공항이 없는 화성시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남양 사람들도 좋고, 처음 보금자리를 마련한 곳이 화성시”라고 했다. 베트남 북부가 고향인 박선미씨는 고향 친구들이 오면 제부도, 전곡항 등 화성시 서해안에 자주 간다고 했다. 박선미씨 고향은 바다가 멀어 해산물이 귀하기 때문이다.

“한 여름 화성시 바닷가, 뱃놀이 축제는 아이들과 매년 찾는 행사”라고도 했다. “군공항이 오면 화성시 서해안에는 아무도 놀러오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문화가정 서포터즈로 외국인들에게 “이제 화성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알리는 박선미씨에게 수원군공항은 달갑지 않은 변수로 보였다.

※ 본 인터뷰는 화성시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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