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에 자비를
상태바
온누리에 자비를
  • 김진일 기자
  • 승인 2010.0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 등을 밝히는 이유는 욕심을 버리고 아주 맑은 마음으로 자연의 이치를 살피게 되면 우리 삶의 자세를 결정할 수 있는 지혜가 나오기 때문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어디에 걸려있는가, 어느 곳에 욕심을 부리고 있는가 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되면 나도 모르게 지체됐던 부분들에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

어디든지 가는 길 살펴가소서… 불기 2554년 5월 21일. 가난한 여인의 등불이 밝아온다. 지극 정성으로 불을 밝히던 '빈녀 난타'의 등불은 초롱불과도 같았다. 그렇게 공양을 올렸던 여인의 등불은 어지러운 세상 틈을 비집고 매년 '연등 축제'라는 이름으로 회귀한다.

밤 안개 자욱한 가운데 빛을 품었다 놔주기를 반복하는 불빛을 바라본다. 이 시간. 누구라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던 '염원' 하나 꺼내 놓기 어렵겠느냐 싶다. 밤 안개 속에서 합장하는 불상을 시선 끝에 담으며 하늘 가까이 매달린 염원 하나 읊어본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부처님이 태어나자 걷는 걸음마다 연꽃이 피어난다'고 했던가.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법자만 법당에 들라는 법은 없다. 이 날만큼은 걷는 걸음걸음 모두 연꽃을 피운다. 고즈넉한 오후 처마 끝에는 무엇이 걸려있나.

우리네 삶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연등색이 다른 것에도 이유가 있다. 형형색색의 연등은 현세에 사는 우리네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흰 색의 영가등은 먼저 가신 분들의 명복과 왕생을 염원한다.

목탁소리 울리며 마음도 울린다. 연등에 담긴 염원이 오히려 지체돼있던 우리네 고단한 삶을 자유롭게 해 준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힘겨워해야 하는가. 용주사 정호 주지스님 목소리 귓가에 맴돈다.

글-김선아 기자

영상취재-김진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