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eTV뉴스] 지난달 27일, ‘제42회 재팬컵(IG1, 2400m, 3세 이상, 총상금 8억6400만 엔)’에서 일본의 5세 수말 ‘벨라아줄(Vela Azul)’이 깜짝 1위를 차지하며 일본 최고권위 국제 경마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재팬컵 우승장면 [사진=JRA]
재팬컵 우승장면 [사진=JRA]

2006년 이후 줄곧 일본마가 우승을 독점해온 상황 속에서, 올해는 과연 해외초청마가 우승 트로피를 뺏어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올해야 말로 초청마가 우승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17년 연속 개최국인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심지어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일본마가 싹쓸이 하며 홈그라운드 강세를 또 한 번 이어갔다.

총 18마리가 참가한 가운데, 우승후보 3위 ‘벨라아줄’은 다소 느린 경주흐름으로 마지막 코너를 돌 때까지 두터운 선두그룹에 막혀 중위권에서 고전했다. 하지만 경주 말미에 겨우 돌파할만한 공간을 찾았고, 결승선 단 50m만을 남겨두고 ‘샤흐리아르(Shahryar)‘와 ‘웰트레이센드(Weltreisende)‘를 제치며 짜릿한 4분의 3 마신 차 역전승 거뒀다. 기록은 2분 23초 7. ’벨라아줄‘의 첫 IG1경주 우승이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은 ‘2022 두바이 시마 클래식(IG1)’ 우승마 ‘샤흐리아르’는 막판에 ‘웰트레이센드’와 경합을 벌이다가 ‘벨라아줄’에게 예상치 못한 역전을 허용하며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지난해 ‘재팬컵’에서 거둔 3위보다는 한 단계 올라섰다.

해외초청마 중 가장 높은 순위는 프랑스의 ‘그랜드글로리(Grand Glory)’로 6위였고, ‘2022 파리 그랑프리(IG1)’ 우승마인 ‘오네스토(Onesto)’도 개최국 연승을 막아줄 우승후보로 거론됐으나 7위에 그쳤다.

1981년 처음 시작된 일본의 ‘재팬컵’은 한국경마로 치면 ‘코리아컵’에 해당하는 국제 대상경주(International Grade; IG)다. 2016년 창설된 ‘코리아컵’이 국제G3(IG3) 등급 경주라면, ‘재팬컵‘은 가장 높은 등급인 국제G1(IG1)을 자랑한다.

지난 40여년의 짧지 않은 역사동안 경마선진국의 우수한 경주마를 꾸준히 유치하며 권위 높은 경주로 자리매김한 결과다. 현재는 프랑스의 ’개선문상(IG1)‘, 호주의 ’멜번컵(IG1)‘, 그리고 미국의 ’브리더스컵(IG1)’과 함께 연말 최고 세계경마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재팬컵’은 세계적 대회인 만큼 상금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올해 ’코리아컵‘ 총상금 규모가 10억 원이었는데, ’재팬컵‘은 우승상금만 무려 4억 엔(약 38억원)이었다. 참고로 한국마사회 경주마 ’닉스고‘가 1위를 차지한 작년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상금이 37억 원이었으니, 상금 규모만으로도 ’재팬컵‘의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편, 각 경마시행 국가에서 열리는 대상경주는 상금 및 입상마 레이팅에 따라 G1, G2, G3 경주로 나뉜다. IG1이란 경마수준이 가장 높은 파트1 국가의 G1 경주라는 뜻이다.

한국은 현재 파트2 경마국가이며, ‘코리아컵’은 한국에서는 가장 등급이 높은 G1 경주이지만, 국제적으로는 파트1 국가의 G3 수준의 경주로 인정받고 있다. 파트1에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 영국, 홍콩 등의 경마선진국들이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지난 9월 개최된 우리나라의 ’코리아컵‘은 2016년에 신설돼 역대 최단 기간인 3년 만에 국제등급(IG3)를 획득하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지만, 앞으로 IG1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경마 경쟁력 향상, 국제경주 상금규모 확대, 탑티어 경주마 유치 등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며, “올해 한국경마 100년을 맞이해 한국마사회가 세계 5대 경마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향후 ’코리아컵‘이 ’재팬컵‘과 같은 세계 일류 경주마들이 찾는 경마대회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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