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eTV뉴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정성희)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18~19세기 한중 지식인들의 국경을 뛰어넘은 우정을 주제로 기획한 특별전 “연경燕京의 우정”을 오는 10월 18일(화)에 개막한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해 있어 오랜 시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한중 외교사에서 18~19세기는 한중 지식인 간의 교유가 최절정을 이루었던 시기였다. 1766년 연경 유리창에서 만난 담헌 홍대용과 엄성의 국경을 넘은 우정을 시작으로 초정 박제가와 추사 김정희 등으로 이어진 한중 지식인들 간에 형성된 문예 교류는 동아시아 학술사에 큰 의미를 지닌 역사적 사건이었다.

“18~19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교류와 우정” 전시

이번 전시 “연경의 우정”은 조선 후기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진 한중 지식인들 간의 현실 인식과 우정을 통한 문화적 소통을 배움으로써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21세기 동아시아의 상생과 화해를 도모하고자 기획하였다.

전시는 1부 ‘만남의 공간, 연경 유리창’을 시작으로 2부 ‘홍대용과 엄성의 천애지기’, 3부 ‘북학파, 중국에 알려지다’, 4부 ‘한류의 선봉, 초정 박제가’, 5부 ‘추사 김정희, 60일의 여정과 학술 외교’, 6부 ‘19세기 청조 문인과 조선’ 등 총 6부로 구성됐다.

1부 ‘만남의 공간, 연경 유리창’은 중국에 간 실학자들이 연경 유리창에서 만난 중국 문인들과 나누었던 필담을 소개한다. 청나라 수도 연경(燕京, 현재의 북경)의 유리창 거리는 고서점가로 중국 문화 수입과 한중 지식인 교유가 이루어지던 명소였다. 한중 지식인의 만남은 짧았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로의 편지와 그림을 보내 그리움과 존경을 표현했다.

2부 ‘홍대용과 엄성의 천애지기’는 1766년 연행단의 일원으로 연경에 갔던 33살의 젊은 홍대용이 그해 2월 초 35살의 엄성과 그 친구들을 연경 유리창에서 처음 만나 필담을 나누며 서로 끌리어 죽을 때까지 천애지기의 우정을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3부 ‘북학파, 중국에 알려지다’에서는 18세기 조선 최고의 시 짓기 모임이었던 백탑시사 문인들로 구성된 사가시인(四家詩人)의 시가 중국 사절단으로 방문한 유금을 통해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져 높은 평가를 받은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4부 ‘한류의 선봉, 초정 박제가’는 한중 지식인 네트워크의 정점에 섰던 초정 박제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10년간 무려 4번이나 중국에 간 박제가는 기윤, 옹방강, 완원과 같은 청나라 학계의 일급 지식인들을 비롯하여 180명이 넘는 청나라 명사들과 교유하며 우정을 이어 나갔다.

5부 ‘추사 김정희, 60일의 여정과 학술 외교’는 박제가의 인적 네트워크가 19세기 추사 김정희와 신위, 이상적 등으로 이어져 금석학 등 학술 교류로까지 확장된 내용을 다루었다. 추사는 당대 최고의 대학자였던 옹방강과 완원을 만나 이후 지속된 교류를 통해 명실상부 ‘청조학(淸朝學) 연구의 제일인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6부 ‘19세기 청조 문인과 조선’에서는 19세기 청나라 문인들과 조선 지식인 간에 주고받은 글과 그림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된 한중 문화 교류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본다.

실학박물관 정성희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조선후기 한중 지식인의 문화 교류에 최일선에 있었던 실학자들의 국제적 문화 수준과 우정을 조명해 봄으로써 30주년을 맞이하는 한중 수교를 되짚어보고, 오늘날 실학의 가치를 좀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전시는 2022년 10월 18일(화)부터 2023년 2월 28일(화)까지 운영되며, 개막식은 개막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실학자들의 후손들과 함께 실학관련 여행을 했던 “실학패밀리 10주년 기념 연행사진전”과 박물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실학흑백사진관’(10.18~10.30)” 체험 부스도 함께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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