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재단 채용비리 이사장 등 36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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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재단 채용비리 이사장 등 36명 검거
  • 권오규 기자
  • 승인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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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eTV뉴스] 경기남부경찰청(청장 김원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수도권 소재 모 사학재단이 주관한 2020학년도 정규직 교사 공개경쟁 채용시험에서, 정교사 채용 대가로 전·현직 기간제교사들로부터 18억8000여만원을 수수한 후 이들에게 문제·답안지를 사전 유출한 재단 이사장 등 학교 관계자 8명과 채용 브로커 역할을 한 前 대학교수(출제위원 겸)와 목사, 그리고 금품을 건넨 기간제교사와 그 부모 등 모두 36명을 검거하고, 이 중 범행을 주도한 행정실장과 현직 교사 3명을 구속했으며, 잔존 범죄수익금 7억7000만원을 기소전추징보전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행수법 등 수사결과를 통보받은 도 교육청은 사립 교원 선발 과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사건개요도.
사건개요도.

수사 착수경위는 수도권 소재 한 사학재단에서 주관한 2020학년도 신규 정교사 채용과정에 대한 경기도교육청 감사 결과 최종합격자 13명의 지필평가 점수가 차 순위 응시자에 비해 월등히 높고, 수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합격자가 25문항 중 17문항의 풀이과정 없이 정답을 기재했으며, 국어 과목 합격자 2명은 오답까지 똑같이 기재해 합격하는 등 부정채용 의혹이 확인돼 관련자 16명을 수사 의뢰했고, 경찰에서는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관련자 42명을 추가 인지했다.

이사장 A와 그 아들인 행정실장 B(구속)는 정교사를 희망하는 기간제교사로부터 돈을 수수하기로 공모하고 평소 재단 내에서 신뢰관계가 두터운 교사 C(구속)와 D(구속) 그리고 이사장의 또 다른 아들인 E에게 정교사 채용을 조건으로 ‘학교발전기금’ 명목의 돈을 낼 수 있는 희망자를 물색하도록 지시했고 이들은 함께 근무하는 기간제교사에게 직접 제안하거나 교직원, 동호회 회원, 대학동문 등 주변 지인을 통해 타 학교에 근무 중인 기간제교사를 소개받았다.

이사장 A는 아들 B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정교사 희망자들을 비공식으로 면접해 내정자를 사전 선별한 후 교사 C 등을 통해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현금 6000만원을 요구했으나, 브로커 역할을 한 교사 C 등은 이사장 A와 아들 B 모르게 최대 5000만원을 부풀린 1억1000만원까지 요구했다.

이렇게 기간제 교사 26명으로부터 받은 현금 18억8000여만원 중 6억원은 브로커 역할을 한 교사 C와 대학교수 F, 목사 G 등이 중간에서 착복하고, 나머지 13억여원은 이사장 A와 아들 B 등이 받아 챙겼다.

위와 같은 수법으로 2015년부터 정교사 채용 빌미로 돈을 받아온 이사장 등은 2016년부터 이들을 자체 채용하고자 했으나 교육청의 반대로 매년 무산됐고 그럼에도 2020년까지 계속해 채용 희망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결국 채용을 독촉하는 내정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자 교육청 지침을 무시하고 2020학년도 정교사 자체 채용을 강행했다.

행정실장 B는 10개 과목 13명을 채용하는 시험을 총괄하며 대학교수로 구성된 지필평가 출제위원으로부터 문제・답안 파일과 면접평가위원 대학교수 F로부터 면접질문을 평가 전 건네받은 후, 교사 C 등을 통해 각 내정자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 명의 휴대전화가 아닌 가족이나 동료 교사의 휴대전화를 이용하고 자정 무렵 인적이 드문 도로변이나 공용 주차장 차 안에서 문제・답안지를 전달하거나 평가가 끝난 후에는 유출한 문제・답안지의 회수를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지필평가 문제・답안지 및 면접질문을 사전에 받은 내정자 13명은 모두 차 순위 응시자의 점수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으로 최종 합격했고 결격사유가 있는 체육 교사 1명을 제외한 12명은 정교사로 임용됐다. 그러나 도 교육청에서 채용비리 감사에 착수하자, 이사장 A 등은 임용된 12명을 상대로 임용포기 각서를 작성하게 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

정교사 채용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재단 이사장, 행정실장, 현직 교사, 교직원, 前 대학교수, 목사 등 10명을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로, 정교사 채용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넨 기간제교사와 그 부모 등 26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모두 36명을 송치했으며 이 중 범행을 주도한 행정실장 B와 정교사 C, D 총 3명은 구속했다.

부정채용의 대가로 수수한 범죄수익금 18억8300만원을 개인적인 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이사장 등 5명의 보유재산을 추적해 금융계좌예금, 부동산 소유권, 아파트 분양권, 임대차보증금 등 7억7000여만원 상당의 재산을 기소전추징보전 했다.

본 건의 범행은 이미 채용대상자가 내정된 상황에서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응시한 수험생 488명에게는 절망을 안겨줬으며 전문성과 도덕성이 결여된 교사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고 더 나아가 공정한 사회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하는 등 여전히 일부 사학의 채용과정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확인해줬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경기도교육청에 가감없이 통보해 제도 개선을 촉구했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22년부터 사립 교원 선발방식을 국·공립 교원 선발 방식과 동일하게 변경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경기남부경찰청(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은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교육계를 비롯한 각종 채용비리 수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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