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인터뷰

[경기eTV뉴스] “제일 하고 싶은 것은 경기도에 장애인, 비장애인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최종현 경기도의회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비례)의 목표다. 최 의원은 지난 해 치러진 6.13지방선거 때 민주당 비례대표 경선을 거쳐 도의원이 됐다.

최 의원은 사회복지와 장애인정책 전문가다. (사)수원시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이사 등을 지냈고, 현재 수원시인권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살아가는 세상 만드는 게 꿈”이라는 최 의원은 중도장애인이다.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뼈가 부서졌고 결국 장애판정을 받았다. 걷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뛰는 건 하기 힘들다. ‘장애인이 편리하면 모두가 편리하다’는 걸 누구보다 절실히 몸으로 배웠다.

“우리들은 다 늙어갑니다. 노인이 되면 다 장애인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우리들 모두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이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최 의원은 “도의원이 된 게 정말 행복하다”고도 했다. 그 동안 ‘경기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경기도 장루‧요루 장애인 지원 조례안’, ‘경기도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안’, ‘경기도 편의시설 설치 도민촉진단 지원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8월 5일부터 16일까지 2명의 중증장애인과 함께 미국대륙을 행단하기도 했다. 비장애인들도 하기 힘든 것을 해낸 것이다.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 제목은 ‘루트 66번 길을 달리는 세 남자의 이야기’다. 오는 11월 28일 경기도기숙사에서 북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미국대륙 횡단할 때 요리는 제 담당이었습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요리 유튜브 최종현TV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밥해 먹은 것도 다 올렸어요. 보시고 구독 좀 눌러주세요.”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 질문에 대해선 “이재명 지사는 무상교복,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원, 공공병원 CCTV설치처럼 도민한테 이로운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좋은 정책들이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돼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대법원도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재언론인협회(회장 뉴스피크)는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사무실에서 최 의원을 만났다. 기존에 소파가 있던 자리엔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탁자와 바퀴달린 의자가 배치돼 있었다. 최 의원의 점자 명함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아래는 최 의원과 인터뷰 전문이다.

-도의원이 된 지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소회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준비는 계속해 왔다. 지역 기반을 두고 출마할 생각도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미루다가 지난해에 비례대표 경선을 통해 도의회에 들어왔다. 장애인 정책에 대한 배려가 정당에서 없었던 것은 아쉬움이 있다. 보건복지위에서 장애인 뿐 아니라 복지 전반을 보려고 노력했다. 도의원이 된 게 정말 행복하다. 할 일 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남은 3년간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겠다.”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이 있다면?

“제가 결혼한 날이 10월 9일 한글날인데 세종대왕을 가장 존경한다. 한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가뭄으로 고통 받는 평민들을 본 세종대왕이 기우제를 지낼 때 밤낮없이 우두커니 서서 비가 오길 간절히 기다렸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저립망우(佇立望雨) 일화다. 정치인으로 그런 마음을 갖고 싶다. 제가 추진하려는 정책,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끈기 있게 역할을 하려한다. 세종대왕의 자립망우 자세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이나 정책에서 대표적인 성과는 뭔가?

첫 번째는 ‘장애인 편의시설 현장조사요원’을 운영하고 있는 거다. 생활 현장에서 제일 크게 느낀 건 임산부나 장애인, 노인분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다는 점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300제곱미터 이상의 식당·카페 등은 1층에 장애인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에 확보돼야 한다. 그런데 1층에 화장실이 없고 2층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식당 카페 등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 되어있지 않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장애인 편의 시설 사후 점검 요원’을 큰 시·군에 2명씩, 작은 시·군에 1명씩 장애인 당사자로 배치해 허가된 건물을 사후 점검하고 있다. 점검 데이터베이스를 받아서 앱을 만들고 있다. 앱 속에 모든 시설물 카페, 식당 등이 들어가도록 할 예정이다.

의원이 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다. 의원이 되니까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제일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이 편리하면 모두가 편리하다’는 게 제 모토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게 목표다.

두 번째는 제가 5분 발언을 통해 경기도에 장애인 인권담당관 과 체제를 만들라고 요구했는데, 그걸 기반으로 현재는 인권담당관이 만들어졌다. 평화부지사 밑에 인권 센터가 되었고 과장과 팀장 3명이 생겼다. 거기에 관계된 조례로 '경기도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성평등 조례와 비슷한 이유로 부딪혀서 못하고 있다. 민감한 사안이지만 숙의 과정을 거쳐 반드시 추진할 계획이다. 그래야 경기도 인권정책이 제대로 서게 된다. 경기도에서 만드는 모든 조례, 정책, 건물은 모두 인권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야 장애인이 편리하고, 노인이 편리하고 모두가 편리한 정책과 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장루·요루 장애인 지원 조례’다. 제가 의회에 들어와 일본 벤치마킹을 사비로 3번을 다녀왔다. 복지는 일본이 한 단계 앞서 있다. 대장을 잘라낸 분들은 통을 차고 다닌다. 이분들이 공중 화장실에서 변기에 쏟아내고 걸레 빠는 곳에서 헹궈서 다시 찬다. 이게 항문인데 걸레 빠는 곳에서 차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공공화장실에는 그분들을 위한 세척 장치가 있는 변기가 따로 있다. 그걸 벤치마킹해 장루·요루 장애인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시설비를 지원할 수 있고 공공 화장실에 의무로 설치하라는 조례를 만든 것이다. 경기도에 3천명 정도의 환자들이 있다. 소수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례였는데 그분들에게 자존감을 높여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복지정책, 장애인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펼쳤던 복지정책,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보고 존경해 왔다. 도의회에 들어와서 함께 정책 토론하는 과정에서 본 이 지사는 복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고 열심히 일하신다. 청년복지, 일반 복지, 장애인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정책을 펴고 있다. 청년수당, 경기도 지역화폐를 통해서 지역경제가 살았다고 생각한다. 경기지역화폐를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다.

특히 경기도 최초의 공공산후조리원이 여주에 개원해 있다. 초창기에 집행부에서 판단했을 때 이용자가 많이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인원이 많아 대기자가 밀려 있고 꽉 차 있다. 여주산후조리원을 거쳐 간 산모들의 만족도는 100프로다. 여주에 이어 포천에도 개원을 한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런 것은 무조건 무상으로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정말 잘한 정책이다. 경기도가 선도하여 여주에서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지금 대기자가 너무 많을 정도다. 앞으로 더욱 확대 시켜야 한다.

- 이재명 지사가 2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앞으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

이재명 지사는 무상교복,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원, 공공병원 CCTV설치처럼 도민한테 이로운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도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중단되면 도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좋은 정책들이 연속성을 가지고 추진돼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대법원도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길 바란다. 개인비리가 있다면 인정을 하겠지만 개인적인 비리가 연루된 것이 아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할 때도 개인 비리는 하나도 없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발언 하나 때문에 도정 수행이 멎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경기도에 장애인 비장애인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에 가면 빅아이센터(Big-i, 국제장애인교류센터), 오사카프라자 같은 큰 건물들이 있다. 바로 무장애 공간이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숙식도 할 수 있다. 룸에 들어가면 휠체어가 레일을 타고 욕실까지 들어가도록 돼 있다. 욕실에서 다시 침실까지 쉽게 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경기도에도 이런 무장애 공간을 만들어서 전국에 있는 장애인 가족 분들이 2박 3일 묵으면서 에버랜드 등 지역여행을 하고 가족끼리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머물고 어울릴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을 위한 간담회, 토론회도 했다. 예산이 한 5백억원에 1천억 정도 들어간다. 앞으로 용역 등을 통해 정책이 만들어지고, 국비가 들어와야 하니까 국회의원하고도 협의해 경기도에 무장애 공간 건물을 세우고 싶다.

두 번째는 장애인 당사자의 성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주는 사업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서문제에 부딪혀서 쉽게 진행되기는 힘들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그 초석을 다지는 일을 하고 싶다.”

- 사회 양극화를 극복하고 복지사회로 가기 위한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기득권층의 대물림이 지금의 극단적인 양극화를 만들었다. 일제잔재 청산을 하지 못한 대가를 지금 치루고 있는 것이다.

복지사회를 위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에 대해 관심이 많다. 기본소득은 우리가 앞으로 복지사회를 위해 가야 될 방향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IT가 발달될수록 일자리가 줄고 몇몇 사람이 구조상 모든 수익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되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회구조가 돌아가지 않는다. 돈 많이 버는 사람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기본권을 보호할 수 있는 기본소득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다. 기본소득이 앞으로 세계가 마지막으로 봐야 될 부분이라 생각한다.”

-장애인의 정치참여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장애인이 편리한 세상을 위해 시의원이나 정치인들에게 설명을 해줘도 다음에 만나면 기억도 하지 못한다. 수원에 수원시 교통약자이동편의시설기술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장애인, 임산부 같은 교통약자를 위해 일반도로가 만들어지는 설계부터 준공까지 승인해주는 센터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만든거다. 이걸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 시의원, 집행부 설득하고 수원시장께 보고해서 예산 받고 센터 개소까지 3년이나 걸린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정치 참여를 안 하면 한 다리 건너서 하는 게 이렇게 힘들다. 당사자가 정치에 출마해서 시도의원이 되든지 아니면 정치세력을 만들어서 시도의원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정치를 움직일 수 있는 힘과 지식이 있어야 정치인들이 움직여 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정치는 바뀌지 않는다.

우선 필요한 건 장애인 당사자 인식 개선이다. 본인이 장애인이라는 걸 끊고 자신의 직장에만 몰두해 사는 경향도 있다. 장애인이 먼저 바뀌어야 비장애인도 바뀐다. 내가 먼저 바뀌면 옆에 사람도 따라 온다.”

-경기도민들에게 한 말씀.

“장애인도 편리하고 도민 모두가 편리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것을 위해 정책도 개발하고 사업도 펼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인식 개선이다.

장애인도 어려서부터 비장애인과 같이 커야 하고, 같은 생활공간에 있어야 한다. 공간을 통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벽이 허물어져야 되는데 다 분리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것들이 빨리 없어져야 한다. 우리들은 다 늙어간다. 노인이 되면 다 장애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우리들 모두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이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행복한 경기도가 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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