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는 각종 강력사건 속에서 해결사로서 우뚝

“형사의 길이요? 그야말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죠.”

경찰 경력 34년의 베테랑 형사인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서장 이연태) 강력1팀장 정한영(56, 사진) 경위의 말이다.

그와 팀원들에게는 이상하리만치 항상 어려운 강력사건이 따라다닌다. 물론,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작년 12월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연쇄 편의점 강도를 검거하고 격려의 의미로 경찰서장이 전달한 케이크를 팀원들이 마주하고 있을 때였다.

그날 또 편의점 강도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은 것이다. 며칠 동안을 고생한 보람도 잠시, 정 팀장과 형사들은 그야말로 울상이 되었다.

마침 그날 4살배기 아이의 생일을 맞은 한 형사는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통해 아이와 마주보며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애달픈 마음을 달래야만했다.

그길로 달려 나가 탐문수사와 계속 이어지는 잠복근무. “87시간을 집에 못가고 차량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수사를 위해 부천과 서울을 계속 오가야만 했죠. 84살 노모가 열흘 넘게 집에 못 들어오는 50넘은 아들이 가출을 한 줄 알고 전화를 하시고는 얼른 들어오라고 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인상착의를 변경해가며 교묘히 경찰의 추적을 피한 범인의 윤곽이 드디어 드러난 날이었다.

“범인을 잡기 위해 서울 종로3가에서 14시간을 서있는데 그날따라 많은 눈이 내려 발가락이 시리고 통증이 오는데 차라리 잘라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마침내 범인과 마주치고 격렬히 저항하는 범인을 잡는 순간 정 팀장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한 번은 미제로 남을 뻔했던 사건을 해결한 일도 있었다.
10년 전에 경북에서 한 여대생이 납치되어 강간 사건이 발생했다. 단서가 없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가 작년 10월에 다른 범죄 수사를 하면서 DNA 판별로 10년 만에 범인 2명을 모두 검거하게 된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있었다.
지난 7월 보험사 고객센터에서 납치사건이 발생했는데 무더위와 싸워 가며 한 달 만에 검거하고 보니 단순 부부싸움으로 밝혀진 것이었다.
“당시 오원춘 사건으로 경찰의 입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정말 허탈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정 팀장은 형사의 길을 묻는 질문에 성경의 한 구절을 들어‘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길은 넓은 길인 반면 이를 막고자 하는 형사의 길은 좁고 협착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 좁은 길에 그와 그의 팀원들은 오늘도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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