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복합도시의 위용, 안성시 로컬푸드 정책

먹거리 주권 지키기에서 6차 산업의 부흥까지 꿈꾼다

➤ 도입배경. 도입시기
지자체 유일 2014 농산물 직거래 컨테스트 ‘우수장터’ 선정, 18개월간 지역 소농 위주의 92억원의 농산물 매출 달성, 조례제정과 전담부서 운영으로 정책 실효성 극대화, 올 한해 안성시의 크고 작은 사업들 가운데 ‘로컬푸드’만큼 성공한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에게 안전한 밥상을 제공하고 생산자에게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시작된 로컬 푸드는 통상적으로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수산 상품을 지칭하며, 생산지와 소비자 간 배송 거리 및 유통단계를 줄여 식품의 신선도는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안성시에서는 로컬푸드에 대해 2007년 한미FTA 체결 이후부터 지역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으며, 한미FTA가 발효된 2012년부터 본격적인 정책 수행에 들어갔다. 2010년부터 먹거리 주권과 지역 농업 살리기에 대한 수차례의 회의와 전북 완주군, 강원도 원주시, 일본 미에 지역 등 벤치마킹을 거듭해 온 사전 준비 과정이 있었다.

안성시는 2012년 11월, ‘새벽시장 임시 장터‘를 2주간 여는 것으로 로컬푸드 정책의 첫 포문을 열었다. 김장철을 맞이해 일시적으로 마련한 이 행사는 단기간 6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후 안성시는 2012년 12월, ‘안성시 농업인 직거래시장 개설 및 운영에 관한 조례’와 2014년 5월 ‘안성시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으로 인력과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본격적인 로컬푸드 정책을 다졌고 올해 7월, 전국에서 5번째로 로컬푸드 전담팀을 신설했다.

➤ 성과
안성시는 지금까지 로컬푸드를 추진하며 농업인 새벽시장과 공도직거래 주말장터, 대덕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18개월 동안(2013년 5월부터 2014년 11월)92억원의 농산물 매출을 달성했다.
로컬푸드에 대한 안성시의 노력은 이미 중앙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2014년 농산물 직거래 콘테스트에서 지자체로서는 유일하게 ‘우수 장터’로 선정되었다.

안성 농업인 직거래 새벽시장은 올해 4월19일부터 11월30일까지 새벽 4시30분부터 오전 9시까지 아양로변에서 열렸다. 모두 242곳의 농가들이 참여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시민들이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찾아 나왔고, 실명을 걸고 파는 우리 농산물은 중간 유통과정 없이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음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8개월 동안 열린 직거래시장에서는 13억7천5백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성시내권이 새벽 시간대에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삼았다면 공도 주말장터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를 개장시간으로 잡아, 젊은 맞벌이 부부들과 도시형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했다. 올해 처음 열린 공도주말장터에서는 3억3천2백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 정책 추진을 위한 노력
안성시는 직거래 새벽시장의 성공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엄격한 농작물 관리에 있다. 직거래 새벽시장 참여를 원하는 농가는 작목반장을 경유해 읍면동장이 관내 농업인임을 확인 받았고, 안성시가 주관하는 소양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했다. 회원관리 규칙에 따른 확약서는 물론, 직거래시장 운영협의회가 정한 연회비를 납부하고 소속작목반에 가입해야 활동할 수 있다.

특히, 생산단계에서부터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국립농산물품질원 안성사무소와 대덕농협, 또 안성시농업인 직거래시장 운영협의회 등이 함께 MOU를 맺었다.

이에 따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담당자와 안성시의 공무원은 농가를 불시 방문하고, 제철 농산물에 대해 한 달에 두차례 걸쳐 30건의 출하농산물시료를 채취해 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에 정밀검사를 받아왔다. 지금까지 새벽 직거래장터의 농산물들은 이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된 사실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안성시는 주로 대량 구매하는 관내 음식점들이 직매장이나 새벽 직거래장터를 이용할 경우, ‘로컬푸드 이용 음식점’ 간판 설치를 통해 소비를 촉진시켰으며, 농산물 교환권을 나눠주는 등 유통기업의 프로모션을 벤치마킹해, 시장의 내용 뿐 아니라, 판매 형식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배려했다.

안성시의 품질관리는 단순히 농가의 농산물을 사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품목 소량 생산 체계의 구축을 위해 체계적인 사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안성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로컬 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로컬푸드 인증제 및 교육)로 지원 근거가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기획생산 유도를 위해 안성시는 농가당 200평 이내 소규모 내재형 시설하우스를 자부담 50%, 보조 50%로 총 60농가 5ha에 대해 지원했으며, 수확 후 농작물들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소규모 저온저장고 역시 5평 기준으로 보조 40%, 자부담 60%로 지원해 모두 40농가에 1억 4천만원을 지원했다.

➤타 지자체와의 차별성
새벽시장 직거래 장터를 20년 전 시작한 지자체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원산지’로 소비자는 ‘무엇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가’에 있다. 이는 우리 땅에서 난 것을 우리가 소비하고자 하는 단순한 욕구와 시스템이 그만큼 더 채워지기 어려워졌음을 반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자체에서 제도적인 근거를 마련해 위탁 운영하는 시스템은 공신력을 갖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이제는 타시군의 벤치마킹사례가 되고 있다. 시에서는 운영비의 60%를 지원한다. 시장에 나오는 농민들로 구성된 안성시 농업인 직거래시장 운영협의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쾌적한 시장 관리를 위해 주차 관리 및 청결을 전담하는 인원을 두기도 했다. 그래서 장은 매일 열리지만, 새벽장이 끝나는 9시가 넘으면 장이 열렸던 곳은 깨끗하게 정리된다.

새벽시장의 또하나의 성공비결은 ‘농산물 인증표시제’이다. 생산지, 가격은 물론, 생산자와 생산자의 연락처까지 표기되어 소비자들에게 한층 더 신뢰를 구축했다. 또한 직거래 장터의 판매 농산물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신선함을 무기로 전통시장보다 저렴하게 판매되었다. 이밖에도 농가생산직판, 원산지표시제, 생산자 리콜제를 시행하고 있다.

➤성과
안성시가 새벽장터 운영을 통해 얻은 성과는 단순히 지역 농가의 매출만은 아니다. 지역의 소농, 고령농, 영세농들에게 안정적이 판로 확보 기회를 만들어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한정된 공간 안에서 소량, 다품목 기획 생산체계를 구축했으며, 안전농산물 생산에 주력해 고객맞춤형 상생발전을 꾀했다.

특히, 지자체와 생산자 운영자(협의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일을 추진할 때,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안성시는 앞으로 생산에서 소비, 가공은 물론, 도시와 농촌의 교류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계사업을 통해 로컬 푸드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는 한편, 지역 경기의 활성화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5년에는 로컬푸드 성과를 통해 제2직매장 개설, 금요장터 추가개설, 부가가치 가공 상품 개발, 6차 산업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6차 산업은 1, 2차 산업에 3차 산업을 더한 것으로 기본적인 생산과 유통에 이은 가공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안성시가 갖추고 있는 기존 테마마을 등 농촌단위의 특색을 살려, 구매와 체험이 함께 하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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