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행복 택시’를 운행하다

버스 요금으로 타는 행복한 택시 이야기

➤도입배경
보개면 구사리 구사마을 주민들은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마을에서 1km 이상 되는 거리를 걸어야 한다. 봄가을에는 운동 삼아 걷는다지만, 뜨거운 한여름과 요즘처럼 매서운 한파가 하루가 멀다 하고 기승을 부리는 때에는 1km를 도보로 걸어가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다.

금광면 오흥리 가협마을 이모씨, 역시 불편한 몸 때문에 바깥출입 한번 하기 위해서는 가족 중의 누군가가 달려와야 했다. 장날 한번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값비싼 콜택시를 불러야 했다. 하지만 행복택시를 알고는 한결 편해졌다. 한 시간 전에만 전화하면 친절한 택시기사가 달려와 준다. 조심스럽게 부축해 차에 태우고 병원 앞까지 차분히 내려다주지만 차비는 버스 기본 요금인 1,100원이다.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고 나아가 운송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택시 운송사업자의 경영을 개선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었다. 이름 하여 ‘행복 택시’이다.

행복택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올해 처음 실시한 ‘농촌형 교통모델 발굴 사업’으로, 모두 17개의 지자체가 참여해 안성시를 비롯한 12개 지자체가 최종 선정되었다. 안성시의 행복택시도 이 가운데 하나로 올해 예산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이 사업을 위해 모두 10억 내외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다.

안성시의 행복택시는 주 3회, 평일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민들이 부르면 달려간다. 하루 운행 회수는 마을별 왕복 2회이지만 예산의 범위 안에서 탄력 있게 운영 된다. 탑승한 마을로부터 거주하는 읍면의 소재지나 안성 시내까지의 운행을 기본으로 한다.

➤ ‘행복 택시’ 운영 성과
안성시는 ‘행복 택시’ 운영을 통해 10개 읍면동의 40개 마을 2,650가구 5,692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안성시는 그동안 농어촌 지역에 90개 노선, 98대의 버스를 보유해왔 으며, 연간 30억 6천만원 이상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해 왔다. 하지만, 농어촌버스는 운행이 어려운 좁은 도로와 낮은 인구밀집도 등으로 그 효과에 비해 대중 교통 운영 비용은 효율적이지 못했다.

비용만 고려할 경우, 교통 복지 소외 계층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고정 비용이 적고 주민들의 운용 수송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체 운송 수단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게다가 농어촌 미운행 마을은 모두 10개 읍면동 40개 마을로 2,650 가구 5,692명, 안성시 전체 인구의 3.1%가 기본적인 교통복지로부터 소외된 상태였다. 특히, 안성시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16%로, 주로 장노년층이 대다수 거주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교통복지는 곧 노인복지로도 직결된다. 

➤ 실행과정 / 정책추진을 위한 노력
안성시는 ‘행복택시’ 추진을 위해 2014년 4월, 농촌형 교통 모델 관련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농촌형 교통모델로 최종 선정되어 2천4백만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시내버스 미운행 마을 행복택시 운행 및 이용주민 지원 사업 조례를 공포하고 지난 10월부터 행복택시 운영에 들어갔다. 10월 한달간은 죽산면의 5개 마을 281세대 485명의 시범 운영을 거쳐 11월 1일부터 40개 마을로 운영 지역을 확대했다.

➤예산 관련
서비스 초기인 12월 17일 현재까지 13개 마을, 389명이 1,648km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가운데 탑승자 부담액은 44만4백원 이며 시의 지원액은 198만4천6백원으로, 이번 예산에서 남은 돈은 내년으로 이월된다.

안성시는 2015년에 행복 택시 운행을 위해 5,760만원을 지원한다. 같은 금액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받아, 총 1억 1천 52만원의 예산이 행복택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행복택시를 운영할 경우, 마을버스를 구입해 운영하는 것보다 82%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마을버스 3대를 구입해 운용할 경우, 연간 발생하는 3억 2천 4백 1만원의 적자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 효과
올 겨울 최고의 한파 기록을 경신하던 지난 12월 17일 오전 10시, 보개면 북가현리 치재마을에서 콜이 왔다. 안성시내까지 임희옥(77), 오순옥(66) 주민이 함께 타고 나갔다. 시내까지 거리는 대략 12km가 넘는다. 택시를 타면 17,000원을 내야하지만, 역시 요금은 인당 1,100원만 내며 안성시내까지 편히 갈 수 있다. 혼자 타기보다 마을 사람들이 둘씩셋씩 함께 이용하면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합의를 통해 마을별로 전담 택시 1대를 선정해 이용하며, 행복택시 전담기사가 운행일지를 작성하고 운행일지를 첨부한 행복택시 탑승비용 지원 신청서를 읍면동으로 제출한다. 이 때 반드시 마을 이장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읍면동에서는 이를 다시 교통정책과에 제출하며 신청서 최종 검토 후, 행복택시 탑승비용이 지급된다.

지원금을 허위 청구할 경우, 해당 마을에 운행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전액환수 및 행정처분에 들어간다.

행복택시의 가장 큰 수혜자는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고 있는 농촌의 주민이다. 또한 행복택시가 활성화 될 경우, 인구 감소 및 자가용 승용차 운행으로 인한 농어촌버스 운행의 비효율성과 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운송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택시 운송 사업자의 경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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