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개관, 1만4000여명의 방문객 발길 이어져
화도읍 토지 등 전재산을 쾌척…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을 기억하는 남양주의 마인드마크(Mind Mark)
역사체험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행사,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

[경기eTV뉴스] 남양주시(시장 조광한)는 금곡동 홍유릉 앞을 가로막고 방치돼 있던 구.목화예식장을 철거한 자리에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과 6형제를 기억하는 의미 있는 공간을 시민에게 선보였다.

지난 3월 26일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서거 111주년에 개관한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역사체험관)이다.

조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서려있는 홍유릉 앞을 가로막은 흉물스러운 예식장 건물 대신, 그곳에 남양주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 조성을 구상했다.

시는 금곡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중심지인 해당 부지 매입부터 예식장 건물 철거를 시작으로 2년여만에 시설 조성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남양주시의 정체성 찾아가기,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하나의 도시 브랜드로 자리매김

남양주시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이석영선생과 6형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애국심, 모든 것을 바쳐 독립운동에 헌신한 그분들의 업적을 수면 위로 끌어냈다.

이석영 선생은 1910년 경술국치로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현재 가치 약 2조원이 넘는 남양주 가곡리 일대의 땅을 모두 팔아, 6형제와 일가족이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무장독립투쟁의 기틀을 놓은 독립운동가이다.

조선 최고의 명문가이자 부자였고 일제에 협조했다면 편하게 살 수 있었지만, 나라를 위해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두부 비지로 연명하다가 결국 80세에 굶주림으로 상해 빈민가에서 생을 마쳤다.

시는 이 숭고한 정신과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고 이어가기 위한 공간으로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을 만든 것이다.

역사체험관을 REMEMBER 1910라고 명명한 것은 역사상 우리 민족의 가장 치욕스러운 순간인 ‘경술국치’가 일어난 해이자, 이석영 선생 6형제가 국권 회복을 다짐하며 중국으로 망명을 떠난 1910년 12월 30일을 잊지 않기 위한 다짐을 의미한다.

개관일의 의미를 또 빼놓을 수 없는데, 나라를 빼앗긴 고종과 순종의 한이 서린 홍유릉 앞에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영웅 안중근의사 순국 111주기에 맞춰 개관한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픈 장소가 희망의 공간, 남양주뿐 아니라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남양주는 정약용 선생에 이어 이석영 선생이라는 또 하나의 도시 브랜드를 갖게 됐다.

남양주시의 마인드 마크…역사와 함께하는 풍성한 삶의 공간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은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시민친화 복합문화공간이다. 동시에 꼭 삼일절이나 광복절이 아니라도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독립투사들의 정신과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역사적 공간이다.

개관한 지 약 두 달여만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남양주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아, 평일에는 평균 2~300명, 주말에 5~600명이 방문한다. 현재(5월 20일 기준)까지 약 1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1만4000㎡ 규모의 이석영 광장에는 이석영 선생 6형제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상징하는 표지석과 6개의 돌, 만주로 망명할 당시 건넜던 압록강을 상징하는 바닥분수가 조성돼 있다. 또한 공공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고, 그늘막 아래 테이블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지하 1층에 조성된 REMEMBER 1910은 체험적 요소와 볼거리, 즐길 거리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독립의 계단’을 마주하게 되는데, 벽면에는 남양주출신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계단을 지나 내부에는 친일파를 심판하는 역사법정, 독립투사들이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와 안중근의사가 수감됐던 뤼순감옥을 재현한 친일파 수감감옥, 매국노 징벌방이 눈에 띈다.

또한 독립운동 영상 등을 상영하는 미디어룸, 독립운동 자료를 찾아보고 자유롭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컨퍼런스룸, 이석영 선생의 호(號)에서 이름을 지은영석라운지와 베이커리 카페도 있어 편안히 휴식할 수 있다.

시는 전국에 산재한 기존의 기념관들이 개관할 때만 반짝 관심을 끌고 점차 시민의 발길이 끊어져 덩그러니 시설만 남게 되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운영 측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게 하는 ‘역사법정’과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영화로 만나는 ‘시네마 & 토크’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이석영광장과 REMEMBER 1910을 직접 방문하기 힘든 유치원생을 비롯해, 초·중·고등학생이 온라인으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비대면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초에는 주한중국대사관과 한중우호도시협회 연계한 ‘중국서부지역 사진전’을 개최했다.

또한 구리남양주교육청과 공동으로 혁신교육지구 관련 체험프로그램과 교사직무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광복회 남양주시지회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남양주의 역사 정체성 확립과 역사문화도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사진전도 준비한다. 향후 인문학 콘서트와 문화공연 등도 수시로 개최될 예정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앞으로도 관련 기관․단체 등과 꾸준히 교류해 이석영 선생의 독립정신을 널리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하며 “이 공간은 남양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민의 일상이 융합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남양주시의 새로운 마인드 마크(Mind mark)로써 활발히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공간을 통해 우리 후손들이 나라를 빼앗긴 아픈 역사의 기억을 잊지 않고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고, 이석영 선생 6형제의 희생에 깃든 정신과 애국심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REMEMBER 1910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1월 1일, 설날·추석 제외)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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