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세월을 함께 견딘 두 도시 이야기

[경기eTV뉴스] 2019년 11월 30일, 오후 3시 같은 날 같은 시간 두 도시에서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온몸으로 부정했던 세월과 살기 위해 온몸으로 미군을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의 야야기를 건네는 행사가 열린다.

한 곳은 동두천 턱거리 마을 박물관 개관전이며, 한 곳은 화성 매향리 스튜디오의 매향리 주민 연극 <매화 향기는 여전해> 초연 무대이다.

장소와 시대는 다르지만 그 야만의 세월에도 삶이 존재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삶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번 두 행사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 등의 자원을 바탕으로 주민 주도 문화재생 활동을 지원하는 경기만에코뮤지엄 사업의 핵심 가치를 보여주는 성과라 할 수 있다.

동두천 턱거리마을은 경기도 동두천시 광암동과 탑동 일대의 미군 기지촌 마을로 경제적 호황기를 누리다가 1990년대 미군 감축정책 이후 점점 슬럼화되어가며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겪고 있는 마을이다. 턱거리마을 박물관은 1963년부터 구멍가게, 가정집, 클럽, 카페 등으로 사용되다가 빈집이 된 공간을 재생하여 주민들과 함께 운영하는 마을 박물관으로 탈바꿈되어 동두천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고 치유하는 장소로 재탄생하였다.

화성 매향리는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 공군 전투기의 폭격 연습장으로 사용된 지역으로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폭격은 멈추었지만 주민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는 마을이다.

매향리 스튜디오는 이 마을에 지난 50여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허물어져 가던 (구)매향교회를 마을 주민들의 문화예술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생시킨 공간으로 이번 초연되는 매향리 주민 연극 <매화 향기는 여전해>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연극은 매향리 이야기를 매향리 주민이 직접 이야기하는 연극으로 매향리의 50~80대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기억력이 약해진 나이에 대본을 외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갯벌에서 일하며 대본을 외우고 출연진 모두가 매향리 스튜디오에 모여 오랜 시간 연습했다.

50여 년간 쏟아진 포탄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떠나지 않고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매향리 주민들의 이야기는 매향리 스튜디오에서 만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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