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eTV뉴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은 오는 10월 29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시점_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변화의 한 축을 견인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경인, 경수 지역의 소집단 미술운동을 당대의 자료와 작품을 통해 새롭게 조명한다.

경기아트프로젝트는 경기도의 정치, 사회, 문화에서 출발해 주제를 심화해 나가는 주제전이다. 2018년 경기도미술관은 경기천년을 맞아 근‧현대 경기문화예술의 역동적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 아카이브_지금,’전을 개최하였고, 올해는 ‘1980년대 경인‧경수지역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를 주제로 ‘시점‧시점_1980년대 소집단 미술운동 아카이브’전을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의 주요한 미술작품 330여점과 자료 1000여점이 30여년 만에 공개된다. ‘1985년, 한국 미술, 20대의 힘’전에서 경찰에 압수되어 자취를 감추었던 ‘미술동인 두렁’의 작품 15점이 처음 발굴되어 당시의 사진들과 함께 전시된다.

또한 시대정신기획위원회가 엮은 ‘시대정신’ 관련 자료들 중, 미술평론가 유홍준의 번역 원고와 백기완, 김윤수 선생의 친필 원고를 비롯해 책을 편집하기 위해 수집했던 희귀 사진과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와 더불어 소집단 활동에 대한 작가 인터뷰를 기록한 영상아카이브가 전시되고 비평가들의 글이 담긴 자료집이 함께 발간된다.

이번 전시 개막식에서 1984년 ‘미술동인 두렁’의 창립전에서 벌어졌던 길놀이와 열림굿이 재연된다. 굿을 주재하는 인물은 당시 풍물로 참여했던 김원호 광대다. 열림굿 재연을 위해 걸개그림 4개가 재제작 되었는데, 김봉준 주필로 〈조선수난민중해원탱〉, 〈갑오농민신위〉, 〈여신위〉와 〈해방의 십자가〉 네 점이 새로 그려졌다.

또한 1988년 11월 13일, 연세대에서 개최되었던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및 노동법 개정 전국노동자대회’ 때 사용되었던 ‘가는 패’의 걸개그림 〈노동자〉가 전시장 내부에서 복원되었다. 〈노동자〉는 1980년대 후반에 걸개그림 형식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기를 제시했던 ‘가는 패’의 대표작이었으나, 1989년 3월 7일 현대중공업 계동본사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탈취된 뒤 사라졌던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그룹들은 ‘시점․시점’, ‘수리미술연구소’, ‘목판모임 판’, ‘미술동인 새벽’, ‘노동미술연구회’, ‘그림사랑동우회 우리그림’, ‘우리들의 땅’, ‘바깥미술연구회’, ‘흙손공방’, ‘미술동인 지평(地坪)’, ‘미술패 갯꽃’,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 ‘시대정신기획위원회’, ‘그림동인 실천’, ‘목판모임 나무’, ‘서울미술공동체’, ‘가는 패’, ‘솜씨공방’, ‘흙손공방’, ‘그림마을’ 등으로, 모두 1980년대 경인․경수지역의 미술운동을 견인한 소집단들이다.

당시 미술운동을 기획하고 실천한 작가들에게 ‘전위·저항·실천’은 주요한 시대정신이었고, 그 정신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들의 미학은 ‘현장’에 있었고, 현장은 미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이었다. 그곳에서 예술가들은 삶과 예술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했다.

전시 제목 ‘시점·시점(時點ㆍ視點)’은 “시대의 한 가운데를 뚫어지게 바라본다”라는 뜻으로, 1979년 수원지역에서 결성된 ‘POINT’ 그룹이 1983년에 ‘시점시점’으로 이름을 바꾼 것에서 차용한 것이다. 전시 제목으로 ‘시점·시점(時點·視點)’을 선택한 이유는 오랫동안 사라지고 잊힌 소집단 미술운동을 복권시키면서 우리 현대미술을 다시 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경기도미술관은 경인·경수지역에서 활동했던 수많은 소집단들의 귀중한 기록들이 거의 남지 않았고 미술사 또한 정리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번 전시를 통해 경기지역 현대미술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서 미술관 아카이브 구축 정책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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